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 사진의 이해 중간과제물 사진가 선정해 조사하기 - 마틴 파 Martin Parr

2021. 10. 29. 17:31방송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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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명>

1. 다음 제시한 사진가 중에 한 명을 선정하고, 선정한 사진가의 사진 작업에 대해 ‘무엇(What), 어떻게(How), (Why) 촬영했는지’를 조사하시오. (15)

 

2. 그리고 선정한 사진가의 작품과 관련해서 피사체, 카메라테크닉, 작가, 스토리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기술하시오. (15)

 

 

Photo by Ben Blennerhassett on Unsplash

 

I      Martin Parr

 

  제가 근본적으로 탐구하는 것은 그 장소의 신화와 실제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입니다.”[1] 마틴 파가 본인의 사진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다. 그는 자신이 오락거리로 변장한 그러나 사실은 진지한 사진을 찍으며, 그것이 자신의 신조라고 말한다. 이와 걸맞게 실제로 그는 영국의 사회 계층과 서구의 부유층을 다루며 현대 생활을 인류학적이고 풍자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작품들로 유명하다. 본문에서는 마틴 파의 작품 중 대표적인 몇 가지를 골라 작품 안에 담긴 내용과 의도에 관해 자세히 논해보고자 한다.

 

 

II    본론

 

II.1 The Last Resort

 

마틴 파가 처음으로 컬러 사진을 선보인 The Last Resort는 현재 그가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작품으로, 1983년부터 1985년까지 리버풀 근처에 있는 뉴 브라이튼(New Brighton)의 해변에서 여가를 즐기는 노동 계층의 모습에 주목한다. The Last Resort에서는 발 디딜 틈도 없이 빼곡히 모여 있는 사람들, 쌓인 쓰레기 옆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음식을 먹는 사람들, 그런 곳에서 노는 아이들, 우는 아이 등을 볼 수 있다. 금방이라도 미끄러질 듯한 큰 건설장비 뒤에 누워 선탠을 즐기는 다소 위태로운 모습도 발견할 수 있는데, 정신없고 지저분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흑백 사진에서 컬러 사진으로 변경함에 더불어 마틴 파는 35mm 카메라에서 중형 카메라로 바꾸었는데, 이는 더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였다. 작품들은 강렬하고, 좋은 구성으로 만들어졌으며 색채적 미라는 특징을 띤다. 또한 대낮에도 플래시를 터트려 찍는 기법은 이러한 색채를 더 아름답게 만들었다.[2]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포착했기에 그의 사진들은 잔인하고 관음적이라며 비판을 받기도 하였으나 절정에 이른 대처 시대에 쇠퇴의 상태에 놓인 나라의 모습, 하지만 여전히 여가를 즐기는 영국 사람들의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준다. 쓰레기로 뒤덮힌 뉴 브라이튼의 산책로에서는 영국 경제와 사회 전반의 퇴보가 드러난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는 The Last Resort가 잔인하고 관음적이라는 비판은 이 작품을 바라보는 초점이 이 사회 계층에 대한 마틴 파의 평가에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1980년대 뉴 브라이튼은 경제적으로 궁핍한 노동 계층에게 인기있는 장소였다. 그러나 마틴 파는 자신의 관심이 계층 자체에 있던 것이 아니라 소리지르는 아이들이나 나쁜 날씨처럼 모든 사람들이 상대해야 하는 일상생활에 있던 것이라고 말한다.[3] 해변은 그런 일상생활을 잘 보여주는 곳이며 마틴 파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는 해변이 국민들의 모든 어리석고 별난 행위를 볼 수 있는 드문 공공장소 중 하나이며 해변을 봄으로써 한 나라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4]

 

 

 

 

II.2 The Cost of Living

 

  1986년부터 1988년에 걸쳐 만들어진 The Cost of Living은 지속된 대처 시대의 영향을 반영한다. 바로 중산층의 부상이다. 마틴 파는 특히 영국 남서부에 위치한 브리스틀과 바스에서 교외 가든 파티, 쇼핑, 학교 공개의 날 등 당시 대처주의 하에서 부유해진 중산층의 활동들을 기록했다. 작품 속에서는 치장하는 여성들, 옷을 대어 보는 여성들, 양복을 입은 남성들, 한껏 차려 입고 파티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더 나아가 보수당원들의 만남을 볼 수 있다.

  전과 같이 복잡성과 우연성을 강조하고 플래시와 함께 근접하게 찍는 기법에 더해 The Cost of Living에서는 좀 더 계획되고 견고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1989년 만들어진 작은 작품 One Day Trip에 실린 사진들은 마틴 파가 술과 같은 것들을 싸게 구매하기 위해 프랑스로 바다 건너 쇼핑을 가는 “booze cruise”에 동반해 찍은 사진들이다.

  이 작품에서 마틴 파는 중산층들의 모습을 통해 사회적 행사의 불편함을 나타내는 의미심장한 제스처들 혹은 조심스럽게 함양된 허례허식을 암시하는 환경을 보여준다. 즉 새롭게 얻은 부유에 동반되는 장식으로 인해 느껴지는 인위적인 색채를 이용한 것이다. 그는 소유되거나 소비될 수 있는 것에만 주목한 채 사회적 모임이 판매라는 목적으로 녹아 들어가는 당시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였다.[5]

 

 

 

 

II.3 Small World

 

  1996년 처음 공개되고 2007년에 새로운 사진집이 더 공개된 Small World는 현대인의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드러낸다. 영국에 초점을 맞추었던 이전과 다르게 이 작품은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영국 세인트 마이클스 마운틴에서 길게 줄지어 서있는 사람들부터 시작해서 세체니 온천에 모여 체스를 하는 노인들, 바로 앞의 바다를 두고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남자,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스핑크스, 거대한 스위스 산의 경치를 뒤로 하고 기념품을 구경하는 노부부, 일본의 웅장한 인공 해변에 빼곡히 자리잡은 사람들 등의 모습이 보인다.

  전 세계를 찍었으므로 다른 일을 보는 동안 이 사진들을 찍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마틴 파는 이 사진들을 찍기 위해 세계 곳곳을 여행하였다. 여행지를 다룬 작품답게 Small World에는 그들 또한 본인의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의 풍경이 많이 담겼다. 배경을 등지고 사진을 찍느라 실제 환경과는 단절된 모습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Small World를 탄생시켰을까? 마틴 파는 관광은 세계에서 가장 큰 산업 분야이며 그는 그런 장소들의 신화와 현실 사이에 있는 모순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다.[6] 여행이든 패션이든 음식이든 가정 생활이든, 모든 영역에서 우리는 지속적으로 선전에 둘러싸여 있고, 마틴 파는 자신이 이를 어떻게 여기는지 보여주는 것이 본인의 일이라고 생각한다.[7] 판매를 위해 아름다운 것만 보여주는 세상에서 그런 신화와 모순되는 현실은 흥미롭기 때문이다.

 

 

 

 

II.4 Food

 

  한 사회의 양상을 꼭 인간에게서만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Food1990년대 영국인들이 즐겨 먹은 음식들을 화려하게 모아 놓았다. 영국식 식사, 케이크, 도넛, 식빵, 아이스크림, 소시지 등 흔한 음식들이 담겨 있으며, 마치 장난감처럼 정형화되어 진열된 음식 위에 벌들이 앉아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또한 영국에서 나아가 일본에 쌓여 있는 스팸 등 다른 나라들의 음식, 그리고 그런 음식들을 양손에 들고 게걸스레 먹는 인간의 모습도 실려 있다.

  마틴 파 특유의 선명한 색감은 Food에서 더욱 잘 드러난다. 매크로 렌즈를 사용하여 접사 촬영을 하였고, 링 플래시는 그가 음식 사진에서 원하는 느낌을 내 주었다.

 

  마틴 파는 2016년 인터뷰에서 25년 전에 자신의 다큐멘터리 사진에 덜 슬픈, 또 다른 시각을 찾고 싶어서 완벽한 해결책처럼 보였던 음식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밝혔다.[8] 그는 작품 Food와 함께 음식 포르노(foodporn)”라는 용어를 언급한다. 이제 음식은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찍히고, 우리를 만족시키는 그런 사진들은 항상 우리 주변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잡지에 실린 예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음식 사진들과 달리 Food에 실린 음식 사진들은 대량 생산과 소비라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II.5 Common Sense

 

  1995년부터 1999년에 찍은 사진들을 모아 놓은 Common Sense는 현대의 소비 문화를 반영한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 같은 눈 가리개, 갖은 인스턴트 음식들, 한껏 꾸민 손톱, 이에 낀 립스틱을 바른 입술, 리본을 달고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개, 넥타이와 양복, 털 슬리퍼, 미국 국기 패턴을 넣은 수영복이나 잔뜩 태운 피부 위의 십자가 목걸이 등 조잡해 보이는 옷과 장신구, 그리고 그런 것들 사이에서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Common Sense 또한 Food와 마찬가지로 매크로 렌즈와 링 플래시를 사용하여 선명하고 가까이 찍혔으며, 생생하고 진한 색채를 위해 색상을 강렬히 나타내는 필름을 사용하였다.

  Common Sense는 소비주의와 일상의 현실에 대한 우습지만 냉정한 다큐멘터리이다. 마틴 파는 자신은 편견, 상투적인 생각 그리고 친숙하지만 친숙하지 않은 이미지들을 알아차리고 그런 사진들을 한데 모아 두면 세상에 대한 감이 잡히며, 어떠한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대놓고 전하기 보다는 그저 많은 선택지를 주고 싶은 것이라고 말한다.[9]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공통(common)으로 보이는 소비주의라는 현상, 그리고 그에 탐닉하는 사회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III   결론

 

  마틴 파의 사진을 보면 그가 말하는 신화와 현실의 괴리가 느껴진다. 누구나 보러 간 것을 등지고 사진을 찍어본 적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사진을 애써 만들고 골라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한 경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런 식으로 올린 사진을 보고 직접 찾아 갔다가 실망한 적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인스타그램에서도 매 순간 어떤 사진을 볼지 선택한다는 그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모든 것이 아름답게 포장되고 소비되는 양상, 현재 우리의 모습과도 다를 바 없는 그런 양상을 보여준다는 점이 그의 사진에 끌리게 한다.

 

  그러나 비판을 하기보다는 그저 그런 양상을 내놓고 나머지는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맡긴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본인이 사진을 찍은 음식, 즉 대량생산된 음식이라도 거부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도 신화로 가득한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며, 그의 사진에 담긴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본인 역시도 여행지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자신은 다르다는 듯한 태도보다는 그저 이런 사회의 일부로서 일상 속 순간들을 포착하기에 색다른 동질감이 느껴졌다.

  그의 작품 속 피사체들은 모두 꾸밈없다. 마틴 파 본인이 말하는 것처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 좋다. 만약 연출되거나 무언가 더해진 장면들이었다면 그의 작품 또한 신화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연출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장면들에 플래시로 인한 마틴 파 특유의 생생한 느낌이 그가 보여주는 현실을 더욱 현실답게 한다. 더불어 Food를 접사로 촬영한 점, Common Sense에서 강렬한 색감의 필름을 사용한 점은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의 작품이 전체적으로 서구 사회 위주이기 때문에 그 배경이 조금 더 넓었다면 더욱 개인적으로 와닿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IV  참고문헌

 

1. Gambero Rosso, “Martin Parr on food, and interview with history’s most desecrating photographer”, 2017.02.02, Martin Parr on food, an interview with history’s most desecrating photographer - Gambero Rosso International

 

2. James Maher Photography, “A Cup of Tea – The History and Photography of Martin Parr”, 2017.02.16. https://www.jamesmaherphotography.com/historical-photography-articles/history-photography-martin-parr/#:~:text=%E2%80%9CThe%20fundamental%20thing%20I'm,serious%20photographs%20disguised%20as%20entertainment.&text=It%20is%20photographed%20in%20a,it%20at%20the%20same%20time.

 

3. Magnum Photos, “Revisiting Martin Parr’s Last Resort”, 2018.08.02, The Last Resort • Martin Parr • Magnum Photos

 

4. Rollo Romig, “OFF THE SHELF: MARTIN PARR’S “SMALL WORLD”, The New Yorker, 2010.04.07, Off the Shelf: Martin Parr’s “Small World” | The New Yorker

 

5. Public Delivery, “Photographer Martin Parr’s breakthrough series The Last Resort”, 2021.01.28, Photographer Martin Parr’s breakthrough series The Last Resort – Public Delivery

 

6. The Architectural Review, “Interview with Martin Parr”, 2020.05.06, Interview with Martin Parr - Architectural Review (architectural-review.com)

 

7. The Art Newspaper, “Martin Parr describes in an interview how he picks up on clichés and consumerism”, 1999.03.01, Martin Parr describes in an interview how he picks up on clichés and consumerism | The Art Newspaper

 

8. The Photographers’ Gallery, “The Cost of Living: Martin Parr”, The Cost of Living: Martin Parr | The Photographers' Gallery

 


[1] James Maher Photography, A Cup of Tea The History and Photography of Martin Parr

[2] Public Delivery, “Photographer Martin Parr’s breakthrough series The Last Resort”

[3] Magnum Photos, “Revisiting Martin Parr’s Last Resort”

[4] James Maher Photography, A Cup of Tea The History and Photography of Martin Parr

[5] The Photographers’ Gallery, “The Cost of Living: Martin Parr”

[6] Rollo Romig, “OFF THE SHELF: MARTIN PARR’S “SMALL WORLD”, The New Yorker

[7] The Architectural Review, “Interview with Martin Parr”

[8] Gambero Rosso, “Martin Parr on food, and interview with history’s most desecrating photographer”

[9] The Art Newspaper, “Martin Parr describes in an interview how he picks up on clichés and consumer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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